뚱뚱한 여자도 연애하고 사랑 받을 수 있을까? 27kg 뺀 나의 경험

안녕하세요, 저의 본업 중 하나는 소개팅 어플 기획 및 개발이에요. 또, 한참 많이 유행하던 로테이션 소개팅도 수 회차 열어본 적 있답니다! 출산율과 혼인율, 연애율에 관심을 갖게 되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준다는 일에 매력을 느꼈던 것을 시작으로 결국은 이렇게 어플 제작까지 하게 되었네요.
 
아 우선, 이 글은 소개팅 어플 소개글이 절대 아니고 제가 만든 어플명은 끝까지 비밀이니 읽는 분들은 안심하세요! 소개팅 어플을 운영하다 보면 정말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오늘도 불철주야 작업을 하던 중 문득 연애시장에서의 여성의 경쟁력에 "외모", 그리고 "체중", "몸매"의 중요성에 대해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되었어요.

165에 53kg인 현재. 연애의 시작 난이도가 변했을까요?

 
대부분의 여성분들이 인생의 시기별로 체중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지 않고 보통 일관적인 모습을 유지하거나, 서서히 찌기 때문에 위 질문에 대해 궁금하면서도 제대로 체험을 해본 경험은 없으실 거예요. 또, 진실을 알게 되면 충격받을 것 같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나의 소개팅 결과나 연애의 부진이 외모 때문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죠. 
 

 " 뚱뚱한 여자도 연애하고, 사랑받을 수 있을까? 살을 빼면, 예뻐지면, 연애에 있어서 뭔가 달라질까? "

 
이 질문에 대해서 저보다 정확히 답변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 자신해요. 저는 2019년까지 정말 뚱뚱한 시기도 겪어봤고, (165에 80kg)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약 3~4년간의 짧은 기간 동안 20kg 정도를 감량했어요. 그 과정에서 외모가 나름대로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기도 했죠.
 
오늘은 제 경험을 바탕으로 뚱뚱한 여자도 사랑받을 수 있는지, 뚱뚱한 여자도 연애를 시작할 수 있는지, 뚱뚱한 여자도 괜찮은 남자를 만날 수 있는지 낱낱이 파헤쳐 드리겠습니다. 
 

1. 뚱뚱한 여자도 사랑받을 수 있을까? YES!

결론부터, 뚱뚱함과 사랑받음은 어느 정도 별개라고 느꼈습니다. 사랑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에요. 어떤 사람의 예쁜 마음을 보고 사랑할 수도 있고, 강한 생활력, 지적인 매력, 유머감각에 매력을 느낄 수도 있어요. 또, 결혼 후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신체적 변화를 겪는 여성분들이 많으신데, 만약 뚱뚱함을 이유로 사랑받을 수 없다면 대부분의 부부에 문제가 생기겠죠. 

오히려 귀여웠다는 말을 들은 74kg 시절

이런 피치 못할 사정이 아니라도, 연애 중 살이 좀 찌는 것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남성분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심지어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소개팅에 나온 여성분이 꽤 넉넉한 풍채를 지닌 편이어도 오히려 복스럽고 좋게 보는 분들도 더러 계십니다. 제 주변의 어떤 남성분은 저의 옛날 74kg 시절 사진을 보고 이때가 오히려 통통해서 귀여웠다는 말씀을 하시기도 하셨죠! 74kg인데요!
 
이렇게 희망적인 현실에도 불구하고 많은 뚱뚱한 여성들은 자존감 하락을 겪곤 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 다음 챕터에서 알 수 있습니다. 
 

2. 뚱뚱한 여자도 연애를 시작할 수 있을까? SOSO

뚱뚱한 여자가 연애를 시작하는 것은 쉬울까요? 위의 희망적 글과는 다르게 막상 연애를 시작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이해하려면 "확률"이라는 것을 납득해야 합니다. 연애의 시작은 소개팅, 그리고 자연스러운 만남의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통통 이상의 체형을 가진 여성분들은(그리고 남성분들은) 제삼자에게 소개팅을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당시에는 소개팅 받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상황이라면 몰라도 처음부터 통통한 체형이 취향이어서 소개를 받는 남성분의 수가 매우 적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그 확률을 극복하고 소개를 받고 연애를 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적어도 저는 체중에 따라 "들어오는 소개팅의 숫자"가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제 친구들이 저의 살집 때문에 일부러 소개를 시켜주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전에는 상대방이 제 사진을 보고 거절했고, 주변 사람들은 제가 상처받을까 봐 소개 자체가 없었다고 말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주변의 배려에 감사한 부분이죠.
 
이에 통통, 뚱뚱한 여성이 연애를 시작하는 방법은 보통 자연스러운 만남에서 나의 인격적, 성격적 매력을 발휘하는 방법입니다. 다만, 이러한 방법은 평소에도 꽤나 성격이 좋고 사람들과 둥글둥글 친하게 지내는 것이 가능한 여성분들에게 유리한 방법입니다. 남을 잘 챙기는 성격이라면 금상첨화이지요.
 
다만, 자연스러운 만남은 애초에 주변에 여자밖에 없는 여초 환경에 계신 분들께는 해당되기 어렵습니다. 종합하여, 뚱뚱한 여자가 연애를 시작하는 난이도는 중간정도이며, 그 이유는 소개로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만 다른 매력으로 자연스러운 만남에서 연애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개팅 제안의 허들이 낮아지기 시작한 57kg 무렵

3. 뚱뚱한 여자도 자신이 원하는 괜찮은 남자를 만나기 쉬울까? NO

이 부분은 저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많이 느꼈던 부분이라 꼭 다른 여성분들께도 100% 적용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제 얘기라고 생각하며 읽어주시면 됩니다. 위에서 '연애 시작'의 난이도가 중간정도라고 말씀드렸었지요? 그러나, 그것은 그냥 어느 정도 서로 최소한의 호감을 느낄 수 있는 연애상대를 찾는 난이도이고, 내가 정말 좋아할 만한 상대를 만날 수 있는 확률은 BAD에 가까웠습니다. 
 
저는 원래 '서로 마음이 통하면', '나와 잘 맞는 사람을 만나면', '한 사람 마음에만 들면' 따위의 생각을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살이 쪄있을 때 내가 마음이 통했으면 하는 사람들은 결론적으로 저와 마음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소개팅 사업을 하며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래는 제가 느낀 두 가지입니다. 
 

첫째 : 인간이 타인을 보는 눈은 생각보다 비슷하다. 내 눈에 괜찮은 사람은 다른 여자 눈에도 괜찮다.
둘째 : 나의 눈에 '이 정도면 그래도 만나기 괜찮은 편이지'라고 생각되는 사람은, 실제로 나보다 한 단계 높은 인기도의 사람이다.

 
둘 다, 독특한 안목을 가진 여자분이나, 인기가 많은 남성을 좋아하지 않는 여성분들께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저는 소개팅 사업을 하고 수많은 소개팅 결과를 보며, 또 제 인생을 반추해 보며 위의 두 가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자기관리를 했지만 성과가 좋지 않았던 60kg 초반 시절

결론적으로, 통상 내 마음에 들 수 있는 남자에게는 나 빼고도 수많은 선택지가 있으며, 다양한 여자들이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연히 외모를 제외하고도 나의 특별한 매력으로 승부수를 띄울 수 있다면 관계없겠지요. 그러나 저같이 평범한 사람에게는 외모 경쟁력을 포기하면 남는 것이 많지 않기 때문에 뚱뚱해지는 순간 괜찮은 남자를 만나기가 무척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시험공부를 하지 않고 시험장에 들어가지 않는 것처럼, 관계와 사랑의 유지에 체중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언정, 우선 사랑을 하기 위한 전쟁터에 나갈 때에는 외모라는 갑옷을 입고 나가야 괜찮은 남자를 쟁취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4. 마무리 및 다음 편 예고

이상으로, 오늘은 뚱뚱한 여자로서 거의 성인 대부분을 살아왔던 저의 연애, 사랑, 소개팅, 만남에 대한 느낀 점을 쭉 풀어보았습니다. 원래 오늘 '그렇다면 얼마나 예뻐져야, 날씬해져야 좋은 걸까?'와 '나 스스로 아름다운지 체크하는 법'에 대해 다음 편에서 풀어보겠습니다. 읽으면서 연애 경쟁력, 소개팅 어플 운영자의 연애 인사이트가 궁금할만한 고민이 있으신 분들은 비밀댓글로 남겨주시면 답변 달거나 추후에 글로 작성하겠습니다. 다들 좋은 밤 보내세요:)

나의 다이어트 역사, 소아비만 극복하고 27kg 뺀 이야기 시작합니다